KEI 명수정 박사 `북한 자연재해 취약지도' 논문서

북한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홍수에 취약해 재난이 우려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명수정 박사는 3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연구원의 정기발표회에서 `북한의 자연재해 취약지도'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추정했다.

명 박사는 논문에서 토지이용, 강우, 지형, 토양, 과거 재해 이력, 사회상황 등 7개 범주에서 습득한 자료를 토대로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원격탐사기법을 활용해 북한 지역의 재해 취약도를 안정ㆍ다소 안정ㆍ보통ㆍ다소 취약ㆍ취약 등 5개 등급으로 나눴다.

논문에 따르면 다소 취약하거나 취약한 지역은 각각 22.76%(2만7천654㎢)와 12.33%(1만4천978㎢)로 전체 지역의 35.09%(4만2천632㎢)에 달했다.

재해대책이 시급한 취약지역은 남포직할시, 황해북도, 황해남도, 평안남도, 평양특별시, 강원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개성직할시, 자강도 등에 몰려있다.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취약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 전혀 없었던 반면 강원도, 남포, 개성, 평양, 황해북도, 황해남도는 안정등급이 전혀 없어 대조를 이뤘다.

명 박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특히 강원도, 황해남북, 평양, 남포 등 남쪽 저지대 지역이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산림훼손이 일어난 곳이 재해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복원해야 할 지역은 황북, 황남, 평양, 남포 등의 순서였고 경제특구로 따지면 해주, 함흥, 개성 등이었다"며 "남북경협 사업 대상 가운데는 평양, 남포, 개성 등지에서도 재해발생 때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2007년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국제기후 위험지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06년 자연재해 위험이 세계 2위이며 자연재해에 대비한 사회적 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식량과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다락밭을 만들고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산림생태계를 훼손함으로써 재해 완충능력을 약화시켜 해마다 홍수재해를 입고 다음해에 더 큰 경제난을 겪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명 박사는 "남북이 기상정보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경보체제를 공유하는 등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식량을 원조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업협력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공조체제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