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원내대표 경쟁구도 변화 주목

'포스트 홍준표'를 향한 한나라당내 경쟁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여야가 2일 극적으로 쟁점법안들에 대한 처리일정을 합의해냄에 따라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 구도의 외부환경이 바뀌었다는 것.
우선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인 오는 5월을 채우고 명예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당내에선 홍 원내대표가 2월 임시국회를 마치고 자진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도 공개적으로 "여권 전체의 구도를 봐서 (사퇴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천명했을 정도다.

그러나 쟁점법안 처리일정 합의이후 당 지도부의 위상이 제고되면서 홍 원내대표 자진사퇴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한 원내부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월 임시국회도 없고, 4월 임시국회엔 특별한 쟁점이 없다"며 "이대로라면 임기를 모두 채우고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조기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던 정의화, 안상수, 황우여 의원 등 차기 원내대표 예비후보들의 물밑 선거전도 자연스럽게 냉각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차기 원내대표 논의가 공식화되기까지 2개월이 넘는 시간이 남게 되는 만큼 예비후보간 합종연횡이나 교통정리도 활발하게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기 원내대표 선거전의 화두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쟁점법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이 계속됐을 경우엔 차기 원내대표 선거전의 주제는 당연히 쟁점법안 처리가 됐겠지만, 개별 쟁점법안의 세부처리 일정까지 확정된 상황에선 법안 처리 문제는 더 이상 화제가 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오히려 정당개혁이나 친이-친박간 당내 화합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가 차기 원내대표 선거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100일간의 논의를 거쳐야 하는 될 미디어관련법의 경우 차기 원내대표 취임 후인 6월초에 표결처리될 예정이기 때문에 막판까지 선거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0일간의 논의과정에서 여야가 극한대치를 벌이고, 국회법에 따른 미디어관련법의 표결처리 여부까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차기 원내대표의 가장 큰 덕목으로 돌파력과 전투력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여야가 대화로 이견을 좁혀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투력보다는 친화력이 더 큰 덕목으로 요구될 수도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들도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