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2일 미디어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에 대해 심사기간을 지정했다.

통상 정치권에서는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을 본회의에 직접 올릴 경우 `직권상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이 용어는 국회법상 규정된 용어는 아니다.

국회의장은 심사기간을 지정해야 법안을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곧바로 상정할 수 있다.

국회법 85조는 `의장은 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 또는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으며, 위원회가 이유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상임위에 상정돼 있거나 또는 상정은 안됐더라도 계류 중이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심사가 지체될 경우 국회의장이 직접 본회의에 올려 표결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국회의장은 우선 원내 교섭단체대표와 협의한 뒤 특정 법안에 대해 심사 시한을 정하고 이때까지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상임위 심사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올리게 되며, 이게 바로 `직권상정'이라고 통용됐다.

김 의장이 심사기간을 지정한 법안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신문법.방송법 등 미디어법과 금산분리 완화법(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 등 15개 법안이다.

최근에는 지난 2007년 12월14일 제17대 국회 임시회 회기 중 국회의장이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인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해 같은달 17일 낮 12시까지 심사기간을 지정한 전례가 있다.

법사위는 이 기간까지 심사를 완료하지 못해 의장 직무대리가 법사위 위원장으로부터 중간보고를 받은 뒤 본회의에 부의했다.

앞서 같은 해 7월에도 `사립학교법'과 `고등교육법',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법'에 대해 여야간 합의를 못함에 따라 심사기간을 지정, 본회의에 바로 올린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