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앞 농성 격려..지도부 힘실어주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일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국회파행과 관련, "한나라당이 그동안 많은 양보를 했다"면서 미디어법 처리시한 명기 등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장 앞에서 연좌농성 중인 한나라당 의원을 격려하기 위해 국회 본청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보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하고 내용도 그렇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미디어법 처리시한 명기와 관련, "야당이 그 정도는 합의해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것마저 야당이 거부하면 다른 데 생각이 있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야당안을 가져와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던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지도부의 미디어법 등 협의 처리 노력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어서, 향후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전날 김형오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선 "상당히 고심한 내용이 있었다"고 나름대로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것인데, 그 정도는 야당이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일단 논의에 들어가면 잘 될 수 있다"면서 "(야당이)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측의 양보를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추가적인 여야 대화 필요성과 관련해선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많은 양보를 했다"며 "방송법 등 처리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것이 문제인데, 그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충분히 몇 개월의 시간이 있으니 그 안에 결론이 날 수 있다"면서 "시기를 못박지 않는다는 것은 무작정 가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입장을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직권상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측근인 이정현 의원은 이와 관련,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이 그간 미디어법 등 처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고, 시기 문제에 있어서는 야당이 양보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지도부에 힘실어주기를 한 것으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미디어법의 문방위 직권상정 이후 국회 파행사태에 대해 "미디어법을 포함해 쟁점 법안에 대한 입장은 이미 밝혔다"면서 "당 지도부에서 현명하게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만을 밝혀왔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노재현 기자 kyunghee@yna.co.kr /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