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불과 두달도 안돼 재발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공방을 벌였다.

전날 밤 벌어진 국회 폭력사태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팔이 부러져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이며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여당 의원과 몸싸움 중 넘어진 뒤 허리를 다쳐 역시 병원 신세를 졌다.

지난 연말에는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했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오후 2시 예정된 본회의를 앞두고 밤새 본회의장 앞 국회 중앙홀을 점거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오전 KBS 라디오에서 "어젯밤 11시께 민주당 의원 일부와 당직자, 보좌진들이 쇠톱을 들고 본회의장 정문이 아닌 뒤쪽 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다"며 "민주당이 또 본회의장을 점거하게 둘 수 없어 불가피하게 밤새도록 지켰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원끼리 밀고 당기다가 다치는 것은 종종 있었지만 보좌관 또는 당직자가 국회의원을 두드려 패서 팔을 부러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앙홀 점거는)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괴한들이 국회청사 출입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폭력국회의 전위대 역할을 충실히 감행하고 있다"며 "그들은 폭도로, 국회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국민과 헌정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홀을 점거하고 시위를 하니까 당직자 보좌진들이 가서 항의를 했다"며 "그런데 차 의원이 나와서 `건방지게 보좌관이 뭐라고 하느냐'라고 해 시비가 붙어 불상사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는 "기습점거 후 저를 포함해 7∼8명이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항의를 하는데 서갑원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에게 배를 맞고 허리를 다쳐 진찰을 받고 있다"며 이번 폭력사태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정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이 항의하던 서 의원의 복부를 가격하고 넘어뜨려 허리에 상해를 입혔다"며 "폭력정당 한나라당의 조 의원은 책임져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전날 밤부터 국회 중앙홀에서 매트리스 등을 준비한 채 밤샘 점거농성을 벌였다.

80여명의 의원들은 김밥과 생수 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해 자리를 지키면서 민주당 측이 중앙홀을 점거해 본회의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새벽 4시까지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지만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정은 기자 aayyss@yna.co.kr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