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1일 여야 대화를 촉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2일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오늘 협상이 안 되면 사실상 안 되는 것"이라며 "밤을 새우더라도 협상을 해야 하고 만약 (타결이) 안 되면 내일은 직권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여당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야당에 의해 막히기 때문에 이것을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민생 · 경제법안뿐 아니라 여야 간 최대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 직권상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 차례에 걸쳐 담판을 벌였으나 미디어법 처리 시점을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 대표가 2월 처리를 유보하되 그 시점을 못박자고 주장한 데 대해 정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밤 10시30분께 여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김형오 의장은 홍준표 한나라당,원혜영 민주당,문국현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를 불러 마지막 중재를 시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미디어 관련법 중 쟁점이 없는 2개 법안은 4월에 처리하되 방송법 신문법 등 쟁점법안은 6월 이후 특정 시점까지 처리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김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여야 모두 긍정적"이라며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야는 밤 12시쯤 김 의장 중재안 수용 여부를 놓고 각각 지도부 회의를 열었다.

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