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각당대표 3.1절 기념식 참석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김형오 국회의장 및 각 정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해 정치현안을 잠시 뒤로 하고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함께 기렸다.

예년에도 국경일 기념식에는 국회의장과 정당 대표들이 의례적으로 참석해 왔으나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쟁점법안을 둘러싼 국회내 논란 때문인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특히 시선이 모아졌다.

예상대로 각당 대표들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신경전을 보여주듯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기념식에 앞서 독립기념관 사무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얼굴을 마주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뒤 각자 떨어져 다른 인사들과 환담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이쪽으로 오시죠"라며 각당 대표들을 자연스럽게 불러모은 뒤 "여야의 거리도 오늘처럼 이렇게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으며, 각당 대표들은 그제야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어 이들 대표들은 단상 아래에 마련된 좌석에서 이 대통령의 기념사와 기념공연 등을 조용히 지켜봤으며, 이어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계단으로 이동해 다같이 만세삼창을 부른 뒤 이 대통령과 차례로 악수를 하고 행사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KTX와 버스를 이용, 행사장인 독립기념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김주현 독립기념관장의 영접을 받으며 `3.1운동 90주년 특별전시'를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민족대표들이 투옥됐던 감옥모형을 보면서 "한 평도 안되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으며, 최근 원본이 공개된 유관순 열사의 판결문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황식 감사원장,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김영일 광복회장, 이혜총 조계종 포교원장, 정연택 한기총 사무총장, 변승식 천주교주교회의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통상 3.1절 기념식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것과는 달리 이날 기념식은 3.1절 및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독립기념관에서 처음 개최됐다.

실제 지난해 이 대통령의 취임후 첫 국경일 행사였던 3.1절 기념식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으며, 참여정부 시절이었던 2004년, 2006년, 2007년에도 모두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고 2005년과 2003년은 각각 유관순기념관과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