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문제 집중 논의…美日신시대 관계 구축이 관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24일 오후(한국시간 25일 오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 경기 대책,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의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총리는 "일본은 한반도와 대만 해협, 러시아, 중국에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고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은 위대한 파트너이자 안전보장의 초석이다.

핵 억지력을 포함한 대일(對日)방어 책임을 다하겠다"고 동맹 강화를 약속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 아소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핵, 미사일 등 현안의 포괄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중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일을 언급하면서 "납치에 관한 이야기는 잘 알고 있다"면서 양국간 연대를 통한 해결이란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위성 발사라면서 탄도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북한에 대해 공동으로 경고했다.

특히 아소 총리는 경제 문제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교도통신은 회담의 절반이 경제 문제였다고 전했다.

아소 총리는 미국과 일본이 세계 제1,2의 경제 대국으로서의 역할이 있음을 강조한 뒤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인도 유지가 중요하다"고 국제사회 일각의 탈(脫) 달러 움직임을 경계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지원했다.

이어 그는 "보호주의에 대한 대항이 일본과 미국의 중요한 책무"라고 보호주의 거부라는 입장을 강조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개방된 무역체제가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내수를 확대해 경제회복을 도모해야 한다"며 미국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일본과 중국도 내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아소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한목소리를 냈다.

아소 총리가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담당하는 특사를 조만간 임명해 미국과 함께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한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개발과 치안, 인프라 정비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면서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이밖에도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 양 정상은 그린 에너지를 통한 경기회복 대책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소 총리는 이처럼 이번 회담을 통해 안전보장 분야에서의 견고한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한편 북한 문제 등에서 양국이 공동대응키로 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아소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나누면서 기본적인 목표는 완수한 모양새를 연출했지만 국제 협조와 대화 노선을 표방한 오바마 정권과 '미일신시대'라는 관계 구축까지 이룰 수 있을지는 불명확한 상태라고 교도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통신은 중국과 인도가 부상하면서 일본이 아시아 지역의 경제 지원이나 아프간 치안 안정화 등의 국제 공헌 분야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미국에 있어서 일본의 위상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