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관 등 3곳에서 추모 행사 이어져

대구지하철참사 발생 6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사고의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추모 행사가 18일 대구에서 열렸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와 2.18대구지하철참사유족회는 이날 대구시민회관 별관 2층 소강당과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서 각각 6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대구시민회관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사전 행사로 진혼곡이 연주된 뒤 6년 전 지하철 화재사고 발생 시각인 9시 53분에 맞춰 추모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지면서 묵념이 진행됐다.

이어 퍼포먼스 예술가인 조성진씨와 유족 자녀들이 넋 모시기 몸짓을 벌였고 불교와 기독교의 종교의식이 치러졌다.

이후 권영세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참길회 정 학 회장, 유족 대표 전재영씨가 각각 추도사를 낭독한 뒤 추모 노래, 넋 보내기 영상 상영, 분향.헌화가 이어졌다.

권 부시장은 김범일 대구시장의 추도사를 대신 낭독하면서 "지난 날 지하철사고의 슬픔에만 젖어 있을 수 없다"며 "아픔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다시 일어서길 영령들도 기원할 것"이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족 대표 전씨는 "안전한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해 안전상징 조형물을 만들기로 했지만 대구시는 이마저 어렵다고 해 유족들을 힘들게 한다"고 통탄한 뒤 사고로 잃은 아내와 딸에게 "여기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중에 우리끼리만 하자"라고 해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유족이 세월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참사의 아픔이 가슴에 더욱 사무치는 듯 계속 흐느꼈다.

추모식에는 유족 외에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서상기 의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으며, 매년 추모식에 참석해온 박 전 대표는 이날 예년과는 달리 추도사를 생략한 채 분향과 헌화를 한 뒤 추모식장을 떠났다.

이에 반해 김범일 시장은 취임 후 이날까지 한 차례도 추모식장을 찾지 않아 유족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2.18지하철참사유족회도 같은 시각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서 유족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가졌으며, 동성로 교보문고 앞에서는 대구지하철청소용역노조가 고인이 된 조합원들을 기리며 간소한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또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헌화.분향소가 운영되는 등 이날 하루 대구지역 곳곳에서 추모 의식이 이어졌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