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전 국회부의장)이 21일 부산에서 친박(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허태열 최고위원과 회동한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상득 의원의 초청으로 김무성,허태열,이군현 의원과 내가 부산에서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득 의원은 한나라당의 결집을 통한 안정적 국정운영에 모든 것을 바치고 계신 분이니 만큼 친박 진영과의 화합 행보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득 의원을 뺀 네 사람은 모두 부산이 지역구이지만 이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친이(이명박)계다. 이군현 의원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계로 분류되며 장 의원은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이끌던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다. 외형상으로 보면 친이계 내에서 갈등을 벌이는 이재오계와 이상득계,그리고 범 친이계와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친박계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셈이다.

이상득 의원은 최근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만찬모임,정몽준 최고위원과 강재섭 전 대표의 정책연구소 개소식,정두언 의원의 정책토론회 등에 참석하며 친이계의 결집을 도모해왔다. 이번 회동은 친이계의 결집에 대응해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친박 진영을 다독이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3월에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4 · 29 재보선 공천 등 친이 · 친박 간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화약고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전에 친박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길게 보면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단합을 염두에 둔 상징적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친박 진영에선 이번 회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21일 권철현 주일대사가 사상교회에서 장로로 취임하는데 이상득 의원이 축사를 하기 위해 부산에 내려오는 김에 부산지역 의원들과 골프나 한번 치자고 한 것"이라며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나오겠냐"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