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동북아순방 준비차 방한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15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고 말했다.

미국 새 정권 출범으로 조만간 북핵문제에서 손을 뗄 예정인 힐 차관보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방한에 대한 사전준비차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 4년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년동안이나 북핵문제를 다뤘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핵문제를 진전시킬 때"라고 말해 수석대표를 그만 둘 것임을 기정사실화했다.

힐 차관보는 이후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외교장관회담의 북한관련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석별의 정'도 나눴다.

그는 김 본부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수석대표로는 마지막 방한일 것같다"면서 "4년간 최선을 다해 일했지만 9.19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과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시간이 너무 지연됐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나를 대신해 이 일을 맡을 사람들이 신념을 가지고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힐 차관보의 후임자가 누가되든 지금까지 힐 차관보와 유지했던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는 계속 유지할 것이고 후임자가 임명되는대로 한.미간에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와 김 본부장은 회동에서 또한 북핵문제와 최근의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북한이 아무 조건없이 남측의 대화제안에 응하고 상황악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데 합의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가 대사관저에서 주최하는 `환송 만찬'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클린턴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 수행을 마지막으로 2005년 3월부터 맡아온 6자 수석대표 및 동아태차관보 직에서 물러나 주이라크 미국대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미 국무부의 진용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힐 차관보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한국 방문에 앞서 중국을 찾았으며 16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서울.영종도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