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동북아네트워크 2009' 외교간담회
주한 러'대사 "北 핵보유국 인정안해"

주한 외교관들은 올해 동아시아의 화두로 단연 북핵문제와 세계경제위기를 꼽았다.

글레브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비롯한 5개국 대사와 이수택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라이치로 다카하시 주한 일본공사 등 외교관 7명은 10일 연세대에서 열린 '동북아네트워크(NEAN) 포럼 2009' 외교간담회에서 북핵문제와 세계경제위기를 동아시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바셴초프 대사는 "러시아는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일부"라며 "동아시아가 직면한 북핵문제 해결과 세계경제위기에 대처하는데 러시아도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핵문제는 러시아의 깊은 우려 중 하나로 러시아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남북한 간 신뢰구축"이라고 지적했다.

스칸드 란쟌 타얄 주한 인도대사는 북핵문제에 언급,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핵무기 기술을 받고 대가로 미사일 기술을 건넸다는 의혹이 있는데 파키스탄의 인접국인 인도로서도 이는 대단한 우려사안"이라며 "인도는 북핵과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데 있어 동북아시아의 안정적이고 강력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크루즈 주한 필리핀대사는 "북핵과 경제위기 등 안보이슈와 경제이슈는 어떤 의미에서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아세안+3'를 통한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고서 "동북아 3국 및 인도, 호주 등이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동아시아는 나프타(NAFTA), 유럽연합(EU)과 함께 세계 경제를 구성하는 3대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베르트 바스 주한 독일대사는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악화하는 상황에 이곳저곳에서 대두하고 보호주의는 매우 위험하다"며 "이런 가운데 한.중.일 정상회담은 매우 주목되며 3국의 협력이 세계 경제에 이바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라이치로 일본공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과연 비핵화를 계속 추진할 생각이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이수택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는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6자회담이 동북아 안보공동체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들이 민간분야에서의 협력처럼 쉬운 부분부터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발제자들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자원, 빈곤 등을 국제사회가 직면할 문제로 지적하고 이를 위해 국가 및 지역 간 협력이 중요함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동북아 지역 대학생 모임인 'NEAN 포럼'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 일본 등 9개국 250여 명의 대학생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