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정상서 "이명박, 만세"

귀국을 한달가량 앞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4일 팬클럽인 `재오사랑'과의 화상채팅에서 "나는 싸움을 거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제 싸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8일 전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화상채팅에서 "귀국을 둘러싼 정치적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지난 7일 전국대회 참석차 한자리에 모인 팬클럽 회원들과 가진 화상대화에서도 "귀국과 관련해 국내에 걱정하는 여론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기우"라고 말한데 이어 최근 경제위기를 거론하며 "여당도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체류중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온 이 의원이 잇따라 이런 언급을 한 것은 자신의 귀국을 계기로 당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진영간 `대충돌'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재오계 내부에서는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최근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한데 대해 이 전 의원의 귀국에 앞서 친이.친박간 대결구도를 만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친이계 좌장인 이 전 의원이 서서히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친박 진영에 유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정치적 논란의 확대재생산 차단에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 전 의원이 귀국하더라도 당장 정치적 행보에 나서기 보다 미국 생활을 바탕으로 한 저서 집필과 외부 강연 등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측근들의 설명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지난달 26일 설 새벽 백두산 천지에 오른 이 전 의원은 겨울철 백두산 일출을 감상하며 `이명박, 만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날씨가 좋지 않아 백두산 일출을 기대하지 않았으나, 백두산 정상에 섰을 때 정초의 해가 떠오르자 감격에 겨워 소리친 `새해 일성'이라는 게 진 의원의 전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