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회 생일맞아 지지자들과 화상채팅..낮은 행보 예고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자신의 3월 귀국을 둘러싼 `정치적 오해' 차단에 나섰다.

현재 베이징대 방문교수 자격으로 중국에 체류중인 이재오 전 의원은 5일(음력 1월11일) 64번째 생일을 맞아 전날 저녁 팬클럽인 `재오사랑' 회원 30여명과 1시간 가량 인터넷 화상채팅을 가졌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귀국과 관련, "목적을 갖고 미국에 갔고, 이제 그 목적을 달성했다"며 "따라서 더이상 해외에 머물 이유가 없으며, 이를 둘러싼 정치적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팬클럽 한 관계자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이는 자신의 3월 귀국을 둘러싼 정치권에서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 전 의원이 귀국할 경우 친박(친박근혜) 진영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나아가 여권내 역학구도 역시 어떤 식으로든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전 의원은 서울과 불과 2시간 남짓 떨어진 베이징으로의 정치권 인사 방문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이 자신을 찾아오려는 인사들에게 "조금 더 있으면 귀국하는데 뭐하러 오느냐"며 "연구차 중국을 찾은건데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오지 말라"고 손을 내젓고 있다는 것.
또한 팬클럽인 `재오사랑'도 당초 이 전 의원의 귀국 직후 연례 행사인 전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이 전 의원이 "자칫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해 오는 7, 8일 행사를 갖기로 했다.

나아가 미국에 머물며 만난 한 한인 변호사가 `팬클럽인 재오사랑의 미국지회를 결성하겠다'고 했지만, 이 전 의원이 "하더라도 내가 한국에 들어간 뒤 하시라"며 극구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마치 살얼음 걷듯 처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귀국하더라도 소리내지 않는 낮은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귀국을 앞두고 `세 결집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시각도 엄존한다.

대부분 친이계 인사들로 이뤄진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가 지난달말 발족된 점을 놓고 이 전 의원의 정치일선 복귀를 염두에 둔 조직.세력의 확대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또한 지난해 5월 이 전 의원이 출국할 무렵 3천명 가량이었던 팬클럽 회원이 현재 6천500명을 넘어섰고, 500명 가량이 참여한 가운데 `Why JOY?'(왜 이재오인가?)라는 주제로 전국대회를 갖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생일인 이날 실크로드 탐방에 나섰다.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西安)으로 향한 이 전 의원은 돈황, 우루무치 등을 거쳐 9일께 베이징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