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 · 차관 워크숍은 집권 2년차인 올해 최악의 경제난이 예상되는 만큼 지난 1년간 국정운영을 중간평가하고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장 · 차관급,장관 내정자,청와대 수석 등 모두 98명이 참석했다. 26시간의 단합대회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직자들에게 '비상한 각오'와 '화합' 두 가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이 대통령은 먼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현재 우리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며 "튼튼한 신발을 신고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경제 국면인데도 아직 다급하고 절박한 의식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국민들이 우리를 보면서 위기를 절감하고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상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이 아직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난달 30일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말로만 비상경제정부는 안 된다. 비상상황인데도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처해서는 곤란하다"고 다그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집권 2년차 다시 공직기강을 바짝 죄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먼 훗날 오늘을 돌아볼 때 '100년에 한 번 있을지 모를 위기를 이렇게 극복했노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몸을 던지는 열정과 긍지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주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올해는 인내해주겠지만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희망을 얘기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못을 박았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가장 기본적 코드는 안팎의 '화합'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법안 처리 상황 등 국정현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경제위기 극복과 성공적인 국정운영 전략''일자리 안정과 창출을 위한 방안'등 주제를 놓고 분임토의에 이어 종합토론을 벌였다. 이동관 대변인은 "집권 2년차가 매우 중요한 한 해라는 인식에서 제대로 해보자는 결의와 열정이 많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경제위기를 맞아 장 · 차관들이 공동운명체가 되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장 · 차관이 홍보대사라고 생각하고 진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정책을 잘 전달하자"고 제안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