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국정워크숍.."다급.절박한 의식변화 안보여"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내년에는 국민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올해는 인내해 주겠지만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희망을 얘기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워크숍에서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주문한 뒤 "어느 누구 탓을 할 수도 없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재 우리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가시밭길이 놓여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튼튼한 신발을 신고 가시밭길을 헤치며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비상경제국면인데도 아직 다급하고 절박한 의식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질책한 뒤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면서 "국민들이 우리를 보면서 위기를 절감하고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공직자들의 비상한 각오를 촉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각 부처가 조기에 재정을 지출하는 과정에서 예산중복과 낭비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예산집행 상황을 현장에서 꼭 챙기고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한 장.차관 및 청와대 수석들에게 "어려운 한해 뜻과 행동을 같이하자"며 "먼 훗날 오늘을 돌아볼 때 `100년에 한번 있을지 모를 위기를 이렇게 극복했노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몸을 던지는 열정과 긍지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국무위원 15명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장.차관급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또 청와대에서도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수석 비서관들과 대통령자문위원장, 대통령특보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전날밤 SBS-TV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 이어 이날 아침 일찍 워크숍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토론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장관 내정자들을 직접 소개하며 "윤증현 기재부 장관 내정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이달곤 `최신 내정자'"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