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소신.법치 입각한 단호한 국정운영 예고

SBS TV 등을 통해 30일 밤 전국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취임 1년의 국정운영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의 새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자리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국민과의 직접 접촉인 이날 대화에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 대한 솔직한 진단을 토대로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과 동참을 촉구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새 정부 국가비전인 선진일류국가는 물론안정적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정 최고책임자의 육성을 통해 국민의 직접적 이해를 구한 것이다.

여기에는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위기 해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취임 초기의 혼란과 국정난맥상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재도약을 위한 힘찬 행진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경제문제 및 주요 정책 과제와 함께 `용산사고', 남북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태도로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향후 대대적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했다.

◇"경제 어렵다" 솔직 진단 = 이 대통령은 모두에 IMF(국제통화기금)의 경제전망 등을 거론하며 한국 경제가 처한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솔직담백하게 설명했다.

"송구스럽지만 금년 한 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 위기극복에 힘을 쏟을 생각이며,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를 회복할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도 던졌다.

비록 지금은 어렵지만 정부와 정치권, 국민이 하나가 돼 합심하면 어느 나라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원탁대화 시간의 절반 이상을 경제문제에 할애하며 위기극복 의지를 역설한 것도 경제위기 극복 없이는 선진국 진입은 고사하고 정권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여권 안팎에서 경제가 계속 나빠질 경우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지난해 쇠고기 파동 때와 같은 국정혼란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위기 정면돌파..원칙과 소신있는 국정운영 예고 = 이 대통령은 이날 정치와 경제, 사회, 외교, 남북문제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은 설명과 답변을 내놓았다.

취임 첫해의 국정난맥상에서 벗어나 국정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하게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나 경색된 대북관계에 대해 분명하면서도 소신에 찬 입장을 밝혀 향후 원칙에 입각해 국정을 운영해 나갈 것임을 내비쳤다.

용산사고와 관련, 진퇴논란에 휩싸인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내정철회를 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우선으로, 야당의 공세에 밀려 무조건 자르고 보자는 식의 임기응변식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대북문제와 관련해선 "남북이 오래잖아 협상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당하게 출발해 결과가 좋은 게 좋다"며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기조를 지켜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운하 재추진 논란이 있는 4대강 정비사업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 논란, 교육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련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정치적 이슈화 자제를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진정성을 갖고 솔직한 모습을 다가갔다"면서 "이 대통령이 앞으로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며 국민도 지지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