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ㆍ박형준 '공동감독'…용산사고로 한차례 연기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밤 TV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되는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앞두고 준비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정운영 미래구상을 직접 국민에게 설명함으로써 집권초 난맥상을 털어내고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청와대가 이날 방송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이달 중순께. 이후 약 2주일에 걸쳐 주관 방송사인 SBS측과 함께 치밀한 준비작업에 나섰으며, 1.19 개각과 용산 사고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설 연휴 이전부터 참모진과 방송 초안을 검토한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후와 방송 당일인 이날 오전 두차례 몇시간에 걸쳐 `집중독회'를 한데 이어 오후에는 최종 리허설도 가졌다.

리허설은 참모들이 패널의 대역을 맡아 질문을 하면서 답변을 최종 정리하는 `실전훈련' 방식으로 진행됐고, 주로 답변시간 배정과 메시지 전달방식, 돌발질문에 대한 대응방식 등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작업은 언론인 출신의 이동관 대변인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이 `공동감독' 역할을 맡았으며 KBS 출신의 박선규 언론2비서관, 한국경제신문 출신의 이동우 홍보1비서관이 `공동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방송은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피하기 위해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는 가운데 준비작업이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내부에서 이 대통령의 방송 출연을 놓고 찬반 논란이 있었던데다 취소되는 경우 이유를 놓고 각종 억측이 난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른바 `비밀 프로젝트'로 추진했다는 것.
실제 청와대는 이날 TV토론 계획을 방송 이틀전인 지난 28일 오후 늦게서야 언론에 공개했다.

방송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KBS-TV를 통해 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송된 것과 같이 이번에도 설 연휴 직전 방송을 준비했으나 예상치 못한 `용산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전격 연기되면서 일정조정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방송 당시 패널과 질문선정을 놓고 KBS측과 `기싸움'을 벌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진행방식에 대한 조율은 매끄럽게 이뤄졌다고 한다.

한 참모는 "패널 선정을 방송사측에 일임했고 질문선정 등도 큰 잡음 없이 이뤄졌다"면서 "다만 당초 설 연휴 차례상에 이 대통령과 민심의 `소통'을 올린다는 계획이 무위로 끝난 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 날짜에 대해서도 내부에서 논의와 토론이 많았으나 2월 임시국회와 취임 1주년등을 앞두고 있어 이달을 넘겨선 안된다는 지적에 따라 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