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9일 "우리나라 대통령이 불행한 것은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 과감하게 권한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주체로 열린 조찬 포럼에 참석 '대한민국의 미래, 경기도'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다 끌어안고 있다 보니 원망과 기대도 전부 대통령을 향하게 돼 (대통령이) 견딜 수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명박 대통령도 인간인데 '경제를 살려라.. 이것도 해라 저것도 해라'라며 신 이상의 기대를 거는데 (대통령이) 다 할 수는 없다"며 "미국처럼 우리도 경찰권이나 교육권은 지자체에 넘겨 학교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 등의 문제는 도지사가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세계 10대 유명 대학과 병원을 유치해 의료.교육 강국으로 발돋움했는데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는데도 잘못된 관치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지방에 교육 권한을 준다면 공고, 농고, 상고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철거민 문제의 경우 서울시장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대통령이 다 끌어안고 있다가 이렇게 됐다"며 "제왕적 대통령은 반드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어 "정부 주도의 관치 경제는 한계가 있으며 공산주의가 대표적인 예"라며 "인턴 채용 등의 방식으로 정부가 돈을 나눠줄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경제를 살리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업만이 경제 위기 극복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며 "공무원은 이러한 사실을 명심하고 기업의 요구를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면 시장실패, 기업실패로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며 "바로 이러한 빈 구석을 메우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강연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지금은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일자리만 만들어도 애국하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챙길 수 없는 공공분야는 도가 종이 되어 보완할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