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음 달 2일 청와대 오찬회동에 참석키로 했다. 8개월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마주하는 셈이다. 마침 이날이 박 전 대표의 생일이라 청와대에서 생일상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28일 "박 전 대표가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기로 했다"며 "오늘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고위원 · 중진 연석회의 멤버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싶다는 초청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응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대통령 초청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단독 회동 이후 공식적 대화를 갖지 못했다. 지난해 8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환영 만찬에서 잠시 동석했을 때도 간단한 인사에 그쳤던 만큼 이번 오찬이 냉랭했던 양측 관계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22명의 최고위원,중진들이 함께하는 만큼 양측이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찬 회동 전후에 별도의 독대 시간을 가질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은 용산 철거민 사태와 2월 임시국회 쟁점법안 처리 등 국정현안에 대해 당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가 어떻게 화답하느냐가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전 대표측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라 간단한 덕담이 오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측은 박 전 대표를 위해 케이크 준비 등 생일 축하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