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재검토..가능한 한 빨리 진행

미 국무부는 2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고위관리에게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과 관련, 좋은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국무부는 또 새로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문제 등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 작업을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찬성 발언을 "좋은 일"이라고 논평한 뒤 미 행정부뿐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뤄지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북한이 약속한 핵폐기 협정을 준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갖고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6자회담 각 당사국과 평화적으로 함께 지내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드 부대변인은 중국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은 게 없다면서 이번 일로 김 위원장의 북한 내 위상이나 권력장악 등에 대해 어떤 것도 알 수 있는 게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북한 관련 정책이 현재 재검토되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재검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앞으로 부시 행정부가 해오던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방식을 그대로 이어갈지 북한과 직접적인 양자대화에 무게를 더 두게 될지 그리고 검토 마감시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드 부대변인은 다만 클린턴 국무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6자회담의 틀이 장점이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으며 더 중요한 관심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대북 제재 가능성 언급에 대해서도 "그들은 대안을 탐색하고 있다"면서 "재검토 작업이 끝나야 우리가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밝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대북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북한과 접촉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시점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대북 관련 기록이나 대북 전문가, 부시 전 행정부 관리들을 포함해 광범위한 재검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