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나라당 당사에 외부 손님이 부쩍 늘었다. 한나라당이 개각 소외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뒤 청와대와 정부 측 인사들이 당 달래기 차원에서 발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2일 취임 인사차 국회 내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를 도와 경제를 잘 챙겨 달라"고 주문한 뒤 "금융위와 다투지 말고 협력할 건 적극 협력하고 조율을 잘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날인 21일에는 진동수 금융위원장,이귀남 법무차관, 최장현 국토해양부 제2차관 등이 한 시간 간격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홍 원내대표는 진 위원장에게 △기획재정부 장관과 손발을 잘 맞출 것 △법안 제출 늦게 하지 말 것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당과 수시로 정책 조율에 나설 것 등 세 가지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20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박희태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10분가량 통화했다. 이 과정에서 개각 사전 통보가 미흡했던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의도로 향하는 청와대 측 인사들도 부쩍 늘어났다.

맹형규 정무수석과 김해수 정무비서관이 박 대표를 직접 찾아가 면담했고 21일에는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설 선물 전달차 박 대표를 예방,20여분간 독대했다.

대표 비서실 관계자는 "당을 방문하겠다는 정부 측 인사들의 문의 전화가 갑자기 늘어났다"며 "(박 대표가) 용산 참사 현장에 나가 있는데도 점심 시간에 잠깐 뵙겠다는 인사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