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차기 경찰청장 임명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됨에 따라 김 청장 체제의 경찰 조직에 어떤 변화가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법질서 원칙 중시 `강경파'

18일 경찰 안팎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불법 집회에 양보 없는 대응책으로 일관하는 대표적인 `강경파'로 통한다.

김 후보자는 작년 촛불집회 때 컨테이너 박스로 시위대를 막아낸 어청수 청장보다 불법집회나 시위가 발생할 경우 더욱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작년 8월 촛불집회가 극한 상황에 치달았을 때 그가 `구원투수'로 서울청장에 부임한 이후 최루액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거나 촛불 수배자를 검거한 경찰관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 예 등이 그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에는 불법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 방식에 더욱 강경한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특히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노사 간 첨예한 충돌이 예상되고 정책결정 과정에서 사회계층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찰은 어느 때보다 법과 원칙을 내세워 단호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그는 1999년 서울 수서경찰서장 시절 수사권 독립에 대한 홍보문을 경찰서에 붙여놓아 파문을 일으킬 정도로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한 소신파로 알려져 있는데 올해 이 문제를 다시 본격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경찰 고위간부 인사 TK 약진하나

경찰 고위직 인사 기류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청장에 TK(대구ㆍ경북) 인사가 내정된 것을 두고 경무관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에서도 TK가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오히려 TK 인사들이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치안정감 인사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서울청장 후임과 당초 교체될 것으로 전망됐던 임재식 경찰청 차장, 한진희 경찰대학장, 김도식 경기경찰청장 등 모두 4자리가 새 인물로 물갈이하게 됐다.

치안정감 후보로는 이길범 경찰청 경비국장(전남 순천), 김정식 경찰청 정보국장(충남 예산), 유태열 인천경찰청장(경기 포천)이 지역 안배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고 TK 인사 중에서는 송강호 경찰청 수사국장(대구), 주상룡 대구청장(경북 울진), 윤시영 울산청장(경북 영천) 등이 경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PK(부산ㆍ경남) 출신인 어청수(경남 진주) 청장의 사퇴에 따라 같은 PK인 조현오(부산) 부산청장이 반사 이익을 얻어 승진하게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외에 치안감은 7-8명, 경무관도 최대 10명 선에서 승진 인사가 예상되고 있는데 74명의 경무관 이상 고위 간부 중 20% 선을 차지하는 TK 인사들의 각개약진이 점쳐진다.

경무관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인사는 경찰청장이 대통령에게 안을 올리면 대통령이 결정한다.

이에 따라 경찰 고위급 인사는 김 후보자가 정식으로 경찰청장에 임명된 이후인 내달 중순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