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대변인 발표를 통해 17일 한국 정부에 대한 전면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한 것과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그 발표 방식이 이례적이어서 전문가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북한이 대북 강경 자세를 취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에 대해 무력위협 발언을 하는 수위를 높여왔지만 이날 위협이 이례적이자 전문가들의 우려를 키우는 것은 그 방식에 있다면서 군복을 입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TV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통상 북한은 매체를 통해 성명문을 내놓거나 종종 발표자가 성명을 읽기도 하지만 군복을 입은 군인에 의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북한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은 항상 어렵고 협상의 중대한 시점에서 북한은 동맹국인 한.미를 이간질하려 하고 요구를 늘리거나 위협을 제기함으로써 득을 보려 했다고 설명한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북핵 협상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단지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렇게 나선 것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당초 약속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고자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에 관한 문제도 북한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함께 북 외무성이 미국에 대해 선(先)대북 핵위협 제거를 요구하는 발표를 한 것도 소개하고 오바마 새 정부와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놓았다면서 북한의 입장이 오바마 행정부에게 어려운 숙제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남한 정부가 대결을 선택했다면서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그것을 짓부수기 위한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별도 성명에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와 핵문제는 별개라면서 미국의 핵위협이 남아 있는 한 관계정상화가 이뤄져도 핵보유 지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보수 논객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멜라니 커크패트릭 논설위원은 이날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새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 틀로 6자회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것과 관련, 성과가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차기정부의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이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오바마 정부가 6자회담을 계속 활용할 것임을 밝히고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국무부에 남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북한의 '인민복 차림의 작은 사람'인 김정일 위원장은 이에 웃음을 지으며 미국이 자신의 협상 속임수에 얼마나 자주 당하고 있는지에 놀라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했지만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 뭐가 있냐면서 북핵 검증 문제로 6자회담이 지난달 성과없이 끝난 것을 지적하고 힐러리는 북한이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일본과의 오랜 협상에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전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