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시내 통일거리에 "새로 건설된" 껌공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언론매체들이 15일 보도했으나, 이 공장은 이미 6년전인 2003년 "나라의 첫 전문 껌공장"이 조업을 시작했다며 북한 매체들에 의해 크게 선전됐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16일 이 공장이 통일거리에 있고 연건평 4천여㎡인 기본건물과 2개의 보조건물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방송은 2003년 10월23일에 "통일거리에 현대적인 껌공장이 건설돼서 조업했다"며 건물 면적과 숫자 등을 똑같이 설명했다.

문제는 이 방송이 6년전에도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건설됐다고 보도했었는데 16일에도 "1년 남짓한 기간에" 새로 건설됐다고 말함으로써 다른 공장처럼 비친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03년 건설된 껌공장이 일부 시설이 부족한 상태로 가동되다가 최근 1년 사이에 추가 공사를 통해 완공됐을 것이라는 풀이를 제시했다.

평양껌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 중앙방송이 '새로 건설된'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북한은 개선을 뜻하는 '개건보수'와 신축을 의미하는 '건설'은 분명히 구분한다"며 "사진상 공장의 유리창이나 창틀이 새 것인 점을 보면 최근 지은 건물이 맞다"고 말했다.

"아마 2003년 준공했지만 일부 미비점이 있었는데, 지난해 평양 시내를 재건하는 과정에 자금을 투입해 공장을 완공한 것 같다"는 것.

임 교수는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시찰은 이제 공장이 완전히 갖춰져 '풀 가동'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인민생활 향상을 외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 곳을 찾아 주민생활 향상에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2003년 이 껌공장의 조업을 크게 보도하면서 "우리 어린이들과 인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끼지 않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뜨거운 사랑과 은정 속에 마련된 선군시대의 또 하나의 창조물"이라고 선전하고 이듬해까지 경공업 부문 성과의 하나로 늘 거론했었다.

이번 시찰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이제는 우리 인민들에게 질좋은 껌들을 충분히 보내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기쁨을 금치 못하시었다"고 방송은 전하고 "능력이 큰 현대적인 껌공장이 일떠선 조건에서 이제부터는 공장을 만부하로 돌리면 된다고 하시면서..."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