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2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태국 골프 외유' 파문과 관련, "이 일을 계기로 국회 차원의 일대 정풍운동, 도덕 재무장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낮 대전에서 신년회견을 갖고 "그 보도를 보고 굉장히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때가 어느 때인데 엊그제 그(국회 파행) 난리를 치고서 뭘 잘했다고 골프를 치느냐. 같은 의원이지만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의원들의 분별없는 짓이라고 탓하고 말 일은 아니다"며 "선진국가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정신재무장 운동이 확산된 예가 많았는데, 우리 당이 앞장서서 이런 운동을 전개하고 스스로 다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 것과 관련, "국회 폭력사태는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고, 대통령이 강력하게 규탄해도 반박할 말이 없다"며 폭력행위자에 대한 책임추궁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한 뒤 "한나라당의 다수에 의한 횡포행위 역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방겸영을 골자로 한 언론관계법 처리문제에 대해 "시대적 추세여서 어떤 경우에도 겸영이나 기업의 참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하지만 시장여론을 독과점하고 다양한 여론형성을 방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허용시 지분비율 뿐만 아니라 시장 지배율도 참작해야 한다"고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동교섭단체의 파트너인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어떤 경우든 교섭단체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개각문제에 대해서는 "총리부터 쏵 바꿔서 물러나게 하고 새로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고 선언하는 개각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면 개각을 재차 요구했다.

이 총재는 ▲정치 ▲경제 ▲사회구조 ▲복지 등 4대 분야의 선진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강소국 연방제'로의 국가 대개조, 수도권 규제완화 철회 및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차질없는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가 대전에서 신년회견을 가진 것은 지역적 기반인 충청권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도 여겨진다.

이날 회견에는 권선택 원내대표, 류근찬 정책위의장 등 선진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전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