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6일 대충돌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던 `입법전쟁'이 교섭단체 원내대표 협상에서 대화로 타결된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협상 결과가 실질적으로 한나라당의 판정패, 민주당의 우세승에 가깝다는 평가가 반영된 듯 여야 의원들의 반응엔 온도 차가 있었다.

일단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야 강경론을 고수했던 친이 주류파 의원들과 핵심쟁점법안인 미디어 관련법 소관 상임위인 문방위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었다.

국회 문방위원장인 고흥길 의원은 여야 협상이 타결된 직후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최대쟁점이었던 미디어관련법안 합의 내용에 대해 "상정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고 의원은 "이 문제를 명백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원내대표단이 명백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문방위가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방위 간사인 나경원 의원과 진성호 의원도 "미디어관련법 상정시기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진형 의원은 "이렇게 무시당하고 짓밟힐 수 있느냐"고 협상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경파 의원들의 문제제기는 "지도부의 결단을 이해해주자"는 주장에 묻히면서 일단락됐다.

발언자로 나선 원유철 의원은 "정치는 때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합의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홍준표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한때 가장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상득 의원조차도 홍 원내대표에게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냈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내대표 협상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게 현실론이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의원들은 협상결과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마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의원 해단식에서도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주장했던 것들이 분명하게 관철됐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도 "협상에 임하면서 민주당이 당초 세웠던 원칙을 양보하지 않고 관철시켰다"며 "한때 `가(假)합의안'이라고 알려졌던 중재안보다도 상당히 민주당에 유리하게 관철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