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법안은 국민에 고통만 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정부와 여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6개월간의 긴 침묵을 깬 박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최고 · 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요즘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겠다"면서 "야당의 의사당 점거는 참으로 잘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또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이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원내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는 특히 "국민은 우리를 다수당으로 만들어줌으로써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그런 책임도 우리에게 부여한 것"이라면서 "지도부가 국민 앞에 '큰 그림'을,'큰 모습'을 보여드려야 옳다"고 꼬집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MB식 개혁을 한꺼번에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뜻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대구 방문 중 "(국회 파행이) 대화로 타결됐으면 좋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던 박 전 대표가 이날 작심한 듯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여야가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지나치게 이미지 관리와 차기 대권만 신경쓴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친이 측의 한 축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조기 귀국을 예고한 상황에서 친박 측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