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불법 점거 사태를 해제하기 위해 경찰을 투입한 것을 놓고 사무처와 민주당 간에 위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무처는 지난 3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인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들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 인력 증원을 요청해 900여명의 경찰이 본청을 에워싸고 외곽 경비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4일 사무처가 국회법 규정을 위반하고 경찰을 불법 동원했다고 반발하면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국회법 144조에 근거해 경찰을 국회에 투입하려면 김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고 국회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런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이 질서유지권만 발동한 상태라면 발언금지나 퇴장, 회의 중지 및 산회만 선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을 동원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데다 설령 경호권을 발동했다고 해도 국회 운영위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 무효라는 것.
이에 대해 사무처는 경찰에 지원 요청을 한 것이 의원가택권 보장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국회법 해설에는 질서유지제도의 하나로 회기 중에 행사될 수 있는 경호권 외에 비회기중에도 가능한 의원가택권이 거론돼 있고 "의장은 국회 의사에 반하는 국회 내 출입을 금지하고, 필요할 때 퇴장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국회 직원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급박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면 의장은 관내 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운영위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적시돼 있다.

사무처가 국회법 150조 `국회 안에 현행범이 있을 때에는 경위 또는 국가경찰공무원은 이를 체포한 후 의장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의거해 본청 내 경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논란거리다.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본관을 국회의원의 집으로 볼 때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이 불법농성을 할 경우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 현행범으로 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어제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간 보좌진이 현행범이라면 경찰에 넘겨 입건조치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농성자를 현행범이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따졌다.

경찰이 본청 현관에서 출입자를 통제하고 음식물 반입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는 것 역시 공방 대상이다.

국회법상 경찰은 회의장 건물 밖에서 외부인 침입 단속 등 경호업무만 하도록 돼 있는데 의원과 보좌진들의 출입제한 행위를 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는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국회 경위가 아닌 방호원을 강제해산 과정에 투입한 부분 역시 경찰청 사환이나 인부, 식당 종업원을 경찰 업무에 투입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문제삼았다.

사무처 관계자는 "경비과장이 방호원의 업무를 규정할 수 있고 업무 자체에 경호 활동이 포함된다"며 "방호원을 투입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사무처가 경찰을 국회 안에 동원한 과정 자체도 논란거리다.

이 부대변인은 "김 의장의 요청에 따라 어 청장이 응한 것임에도 사무처는 이를 부인하고 사무처가 국회 경비대에 요청해 이뤄진 일처럼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육동인 국회 공보관은 "현 국회 경비대 인력으로는 경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국회 사무처가 박 사무총장 명의로 서울시경에 경찰 인력 증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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