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선 영원한 아군도,적군도 없다. '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어긋난 인연이 화제다.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국회 상황에서 두 사람은 '적'이다. 박 총장은 국회 질서 유지를 위해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내야 하는 실무 총책인 반면 원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사수해야 할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이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두 사람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끈끈한 '동지'였다. 1990년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통합에 반대해 창당된 '꼬마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주변에선 그들을 '혈맹 동지'라고 불렀다. 원 대표가 1951년생,박 총장은 52년생으로 사석에선 박 총장이 원 대표를 '형'이라고 부른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연수도 함께 갔다. 원 대표는 미시간주립대,박 총장은 미주리주립대에 적을 뒀다. 원 대표는 "당시 박 총장을 만나러 미주리주 컬럼비아까지 8시간 이상 차를 몰고 간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와 민주당의 충돌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엔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