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표, `직권상정 철회' 조건부 본회의장 정상화
박대표 "불법상태 해소가 우선"..오늘이 최대고비


국회 사무처가 주말을 기해 민주당과 민노당이 점거농성중인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의 강제 해산을 시도하면서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 연초 정국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사무처는 "월요일(5일) 이전까지 국회내 불법농성을 끝낼 수 있도록 정상적 공무집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국회 농성 강제 해산 조치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보여 충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4일 법안의 직권상정 처리를 않겠다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약속을 전제로 ▲본회의장 즉시 정상화 ▲임시국회내 법안 선별 처리 등을 제안, 협상 채널 복원의 변수로 부상했다.

국회 사무처는 3일 낮 12시50분 국회 로텐더홀에 경위 및 방호원 140여명을 전격 투입, 1차 해산에 나선 것을 비롯, 이날 자정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로텐더홀 퇴거 작전'을 전개했고, 이에 민주당측이 완강히 저항해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사무처는 4일 오전 7시5분께도 경위 50여명을 로텐더홀로 7∼8분동안 투입, 다섯번째로 민주당측에 농성 해제를 촉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농성 강제 해산 시도과정에서 빚어진 주먹질과 발길질이 난무하는 양측의 폭력사태로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6명의 의원과 40여명의 민주당 보좌진 및 당직자와 국회 경위.방호원 53명 등 1백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국회 사무처의 강제해산 시도는 민주당의 강력한 저항으로 무위로 끝났고, 비상소집령을 듣고 달려온 민주당 보좌진들이 본청내 민주당 당직자실 창문 등을 통해 재진입하면서 본청내 농성인원은 4백여명으로 증가했다.

국회 사무처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상적 공무집행에 대한 야당 당직자와 보좌직원들의 물리력 행사로 국회 본청은 통제불능 상태"라며 "불법 점거농성은 물론 각종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도 의법조치할 것"이라며 농성 해제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150여명에 불과한 국회 경위.방호원으로는 농성을 강제해산하기는 역부족이어서 국회 사무처가 경찰 병력의 투입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육동인 국회 공보관은 "사무처에서 밝힌 의법조치는 폭력행위에 대한 고소 및 고발이며 경찰력 투입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요청한 85개 법안에 대해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본회의장을 정상화하고 한나라당과 협의가능한 법안심사에 착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85개 법안중 여야 쟁점이 없거나 논의 가능한 58개 법안 임시국회 회기내(1월8일) 처리 ▲27개 여야 쟁점법안 2월 임시국회 논의 ▲법사위 계류중 53개 법안중 여야 쟁점 없는 37개 법안 이번 회기내 처리 등을 주장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은 경위와 방호원을 동원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전쟁을 하면서 뒤에 숨어있다"고 비판하고 "절차를 존중하고 합의를 중시하는 여야간 협상이 즉각 개시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국회 사무처의 농성 해산 시도를 불법 폭력 행사로 규정, 김형오 의장, 박계동 국회사무총장, 어청수 경찰청장과 일부 국회 경위과 간부들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의장은 정 대표가 제안한 직권상정 철회 촉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고 있지 않았지만, 국회 점거 농성 해제 등 국회의사당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여야 대화 복원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을 만든다는 국회에 법이 없다.

민주당은 이성을 회복하고 유사 이래 없는 불법 폭력을 당장 거둬주기를 호소한다"며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선(先) 국회 질서 정상화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폭력으로 국회를 점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회의장의 공권력을 짓밟고 있다"면서 "특히 공권력에 대한 불법 도전과 오만한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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