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3일 이른바 `로텐더홀 퇴거작전'을 전개, 민주당측과 극심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본회의장 주변에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전운이 감돌았다.

`작전개시'는 낮 12시50분→오후 5시→오후 5시50분→오후 8시50분 등 4차례에 걸쳐 `게릴라식'으로 이뤄졌으며 이때마다 본회의장을 접수하려는 사무처와 사수에 나선 민주당간에 육탄전과 난투극이 난무한 극한 대치 상황이 재연됐다.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수십명씩의 부상자가 속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재 본회의장내에 투입된 양측의 전력은 민주당 300여명, 경위 및 방호원 150여명 등 2대1로 국회 사무처측이 수(數)적 열세에 시달리고 있어 강제해산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저녁 무렵부터 경찰 병력 동원설이 나돌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다음은 시간대별 상황.

◇오전 10시..사무처 퇴거 요청 =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전 10시께 자료를 내고 "낮 12시까지 로텐더홀과 주변 복도의 농성을 해제하고 불법 부착물과 시설물을 즉시 철거해달라"고 촉구했다.

사무처는 "자율적 조치가 없을 경우 질서유지 회복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소개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 본청내에 있던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들을 로텐더홀앞에 집결시켜 상황 발생에 대비했다.

◇낮 12시50분, 1차 작전 개시 = `국회 경위' 점퍼를 입은 경위 60여명과 노타이 정장 차림의 방호원 80여명 등 150여명이 3층 귀빈식당 쪽 계단을 통해 로텐더홀로 기습적으로 들어와 `행동개시'에 들어갔다.

고성과 몸싸움이 계속된 가운데 일부 보좌진은 경위들에 의해 팔다리가 들린 채 국회 본관 건물 밖으로 끌려나갔다 1층 창문 등을 통해 재진입을 시도했다.

사무처측은 일단 오후 1시30분께 철수했다.

이 와중에 로텐더홀내 경찰 투입 논란도 일었다.

사무처는 작전개시 직전 경찰병력 80여명을 투입, 본관 건물 주변을 봉쇄하고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오후 5시, 2차 시도..경찰병력 증원요청 = 한때 소강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던 본회의장 주변은 오후 5시께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경위와 방호원들이 민주당 보좌진과 당직자들 일부를 끌어내자 최재성 강기정 백원우 의원 등 일부 386 의원들은 아예 본관 건물 정문 현관 앞에 드러누웠고 이 과정에서 정면충돌 양상을 빚었다.

같은 시각 사무처는 서울 경찰청에 병력 증원을 요청했고, 오후 6시께 900명의 전투경찰이 정문 현관에 배치됐다.

이후 국회 주변을 에워싼 총 병력은 2천400명으로 늘어났다.

국회 의사당 건물 외벽은 경찰버스들로 `포위'돼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본관 건물 바로 밑에도 경찰버스가 대기했다.

◇5시50분.8시50분, 3,4차 시도 `반짝 충돌' = 오후 5시50분과 8시50분께 이뤄진 3, 4시도는 각각 10분 정도의 `짧은 전투' 후 경위들이 일단 철수하면서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3차 시도에는 경위 50여명이 3층 귀빈식당쪽 통로를 통해 진입했고, 4차 시도 때에는 100명에 가까운 경위들이 방호원들이 터준 정문 현관으로 순식간에 들어왔다.

3차 시도가 이뤄진 시각, 경위 30여명은 본회의장내 4층 방청석으로 통하는 유리문을 깼으며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본회의장 진입로 확보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경위 수십명이 사다리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민주당은 방청석 진입 후 사다리로 본회의장으로 내려가려는 작전이 아니냐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진입 시도에 대비, 의원 30여명을 본회의장내에 긴급 투입하는가 하면 원내대표실 앞 유리문과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각 진입로 앞에 의자, 집기류로 바리케이드를 쳤고 철로 된 케이블로 문을 칭칭 감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사무처는 오후 9시20분께 공보관 브리핑을 통해 로텐더홀 퇴거를 거듭 요청했다.

한편 이날 끌려나간 민주당 보좌진 및 당직자는 30명 정도로, 이 가운데 20명 가량은 1층 창문을 월담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진입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박계동 사무총장 등 사무처 당직자들은 본관 내에서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고 김형오 국회의장은 한남동 공관에서 실시간으로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