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추가교체 1∼2명 이뤄질 듯

감사원이 2일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작년 10월말 감사위원 6명과 사무총장 등 고위직 12명이 쌀직불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일괄사표를 제출한 뒤 2개월만에 전 직원을 아우르는 인사를 실시한 것.
하지만 예상보다 고위직 인적쇄신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일괄사표를 제출한 12명 가운데 김종신 수석감사위원과 이창환 감사교육원장만 현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감사위원 6명의 경우 교체범위는 3∼4명선으로 전망됐으나 우선 1명만 교체됐다.

오는 2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신 위원이 감사원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
이석형, 박종구, 하복동, 김용민, 박성득 위원 등 나머지 5명의 경우 감사위원회 업무 공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인사를 실시키로 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또한 사표를 제출했던 1급 고위직 6명 중 이창환 감사교육원장만 퇴임하고 나머지 5명은 한단계씩 승진하거나 전보 발령됐다.

남일호 사무총장은 물러나는 김종신 위원을 대신해 신임 감사위원으로 임명됐고, 성용락 제1사무차장은 사무총장으로, 유충흔 제2사무차장은 제1사무총장을 맡게 된다.

이어 김병철 기획홍보관리실장과 문태곤 고위감사공무원은 각각 감사교육원장과 기획관리실장으로 선임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던 쌀직불금 감사결과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없었다.

감사원은 은폐 논란이 불거졌던 쌀직불금 감사와 관련해 자체 감찰을 벌였으나 당시 감사 자체에 큰 잘못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황식 감사원장도 작년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쌀직불금 감사와 관련, "감사원이 직불금 감사에서 오해를 받을만한 정황이 있었으나 결정적인 잘못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감사위원 추가 교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빠르면 이달 중으로 나머지 5명의 감사위원 중 최대 2명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감사위원은 통상적으로 감사원 내부 출신 3명, 외부출신 3명으로 비율을 맞춰왔고, 이번 인사에서 내부출신인 김종신 감사위원이 물러남에 따라 다음 인사에서는 외부출신 감사위원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부출신 감사위원 3명 가운데 박성득 위원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됐고, 이석형 위원과 김용민 위원은 참여정부에서 임명됐다. 특히 이 위원의 경우 최근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도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번 인사에서 외부출신 감사위원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감사원 내부 출신과 달리 외부 인사의 경우 후임자 선정을 위한 검증 작업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내부출신 감사위원인 박종구 위원과 하복동 위원의 거취도 여전히 관심사다. 박종구 위원은 2007년 쌀직불금 감사 비공개 결정당시 주심위원이었고, 하복동 위원은 당시 제1사무사장을 지내면서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감사내용을 보고해 국회 국정감사과정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쌀직불금 국조가 성과없이 끝났고, 이들의 책임 여부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감사위원 추가교체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김황식 원장의 감사운영 방침을 반영해 정원을 현행 1천4명에서 990명으로 감축하고, 직제를 새롭게 개편했다.

감사원은 국정과제 추진을 지원하고 규제개혁을 점검하는 국책과제 감사단을 신설하고, 과거의 결산감사본부를 폐지하는 대신 공공기관감사국을 설치해 공공부문 개혁을 지원키로 했다.

또 감사청구조사단을 감사청구조사국으로 확대개편해 국민민원과 국회 감사청구를 담당케 하고, 부산.대전.광주 등 3개 지역에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감사원은 이밖에 연기금에 대한 감사 강화를 위해 대규모 연기금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인 연기금감사단도 신설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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