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민주주의 기본도 몰라" 독설

김형오 국회의장은 2일 오후 서울 상도동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 새해 인사와 함께 국회 파행사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김 의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국회운영의 책임이 국회의장에게 있으니까,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고 잘하라"고 `훈수'를 뒀다고 배석한 배준영 의장실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이런 국회는 세계에 없을 것이고 하늘 아래 없는 국회"라고 개탄한 뒤 "국회의원들은 다수의 표로 당선됐으니 다수에 복종해야지"라면서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가 과거 야당 시절 험악하게 싸우고 국회의원에서 제명까지 당했지만 쇠사슬을 묶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위법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날 민주당의 저지 투쟁을 두고 "독재와 싸운 민주당의 근성이 나타나고 있고 기대 이상으로 잘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주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에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간 쟁점법안을 둘러싼 최종협상과 관련, "오늘 합의가 마지막 협상으로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회가) 국민들에게 영원히 버림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이 진통 끝에 잘 수습돼 국회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려면 국회의원들이 두배, 세배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경제가 세계적으로 어려운데 국회의원들 여야를 떠나 협조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 체면과 관련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김 전 대통령에게 새해 선물로 난을 전달했으며, 김양수 비서실장, 배 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