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고 보수적이었던 군에도 아웃소싱 바람이 불고 있다. 작전·전투 등 핵심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 효율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민간 경영 노하우가 적극 도입되고 부대장은 군내외 공채로 선발된다. 부대장의 연봉도 경영 성과에 따라 수천만원씩 차등 지급된다.

국방부는 2일 국군수도병원,육군 인쇄창,육군 2보급창,해군 보급창,공군 40보급창 등 5개 부대가 이날 '군(軍) 책임운영기관'으로 정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책임운영기관'은 공채로 공무원(군무원) 또는 민간인을 기관장으로 뽑고 이들에게 인사·예산 등 자율권을 부여하되 운영 성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미리 정한 성과 지표에 따라 매년 평가를 거쳐 재계약 여부 및 인센티브 수준 등이 결정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정부개혁 차원에서 본격 도입했으며 현재 영국의 행정기관 80%가 책임운영기관으로 돼 있다.

이번에 군 책임운영기관이 된 5곳 중 공군 40보급창만이 송진성 공군 현역 대령을 최고경영자로 뽑았다. 국군 수도병원장엔 윤한두 전 공군 준장,육군 인쇄창장엔 김도필 전 육군 대령,육군 2보급창장엔 홍성익 전 육군 준장,해군 보급창장에는 김정규 전 해군 대령이 각각 선발됐다.

이들 부대장은 1년 단위로 성과 위주의 평가를 받는다. 경영 성과가 우수하면 수당 등을 제외한 기본 연봉의 최대 20%까지 인센티브를 받지만 경영 성과가 미흡할 경우 연봉이 삭감되고 2년 계약 종료 후 퇴출된다.

국방부는 내년엔 육군 정보체계관리단,공군 83정비창을 군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2012년까지 보급,정비,전산,시설관리를 포함한 8개 분야 35개 부대장을 민간 등에 개방할 계획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