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사태가 해를 넘기면서 기축년(己丑年) 새해 첫날인 1일 음식물 반입 금지 등을 놓고 국회 사무처 및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전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음식물.폭력도구 등의 부당 반입금지를 요구한데 대해 "적성국가와의 전쟁에서도 인도적 부분에 대해선 금도를 어기지 않는 게 도리"라며 "동료의원들의 곡기를 끊어 투항을 받아내려는 잔인한 정당"이라고 맹공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법상 본회의장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있다"며 "민의의 정당인 본회의장을 데모판으로 착각하는 3류 생트집에 불과하다"고 반격했다.

민주당의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 점거 해제 경위를 둘러싸고도 국회 사무처와 민주당간에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이 "국회의 위상 회복을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발표하자 사무처는 브리핑을 통해 "박계동 사무총장이 `오후 4시를 기해 경위를 파견하겠다'고 통보하자 민주당이 이에 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민주당 일부 의원은 박 사무총장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고 사무처가 수정 자료를 내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 자리에서 사무처측은 보좌진과 당직자에 대한 국회 본청 건물 출입통제 조치를 완화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그간에는 일단 본청 건물을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이날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인원을 2∼3교대로 나눠 외출 허가를 내렸다는 것.
이로 인해 며칠동안 본청 건물안에서 꼼짝하지 못했던 보좌진, 당직자들의 `엑소더스'가 이뤄졌다.

사무처는 최근 며칠동안 본청 건물 후문을 제외한 모든 문을 봉쇄했으나 2일부터는 정문의 경우 국회의원에 한해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외부에 나갔다 들어오려던 민주당 보좌진 및 당직자들을 경위 등이 막으면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내 점거농성이 이날로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환자'들이 속출하자 2일 당 대표실에 `야전병원'을 설치, 외부에서 의사를 초빙해 진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12월31일과 1일 상당수 의원들은 당의 `외박 허가'를 받아 모처럼 바깥 공기를 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