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동명부대에 `화상 새해인사'
전방 軍부대.나로도 우주센터와도 전화통화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군 동명부대 등과 화상 및 전화통화를 갖고 기축년(己丑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5일 대통령 취임 전날 자정에도 남극 세종기지와 이라크 자이툰부대 및 동명부대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일찍 새해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 참배에 이어 장관 및 청와대 수석들과 조찬을 한 이 대통령은 오후 본관 집무실에서 먼저 동명부대 송경호 부대장(중령)에게 화상통화로 새해 인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에 언급, "그곳은 (가자지구와) 거리가 좀 있겠지만 걱정스럽다.

별 일 없느냐"고 부대원들의 안부를 물었으며, 송 중령은 "일부 평화적인 시위 외에는 특이상황이 없으나 우발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유엔 산하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나라가 여럿 있지만 한국군이 가장 모범적이고 지역에서도 환영받고 있다는 유엔의 평가를 듣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면서 "위험하기도 하고 풍습도 다른 곳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보니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계의 어려운 지역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로서 해야 할 의무"라면서 "평화유지군이 필요한 곳에 참여하는 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어려웠을 때 외국군이 와서 지켜준 것과 같이 외국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한국군이 유엔군의 이름으로 세계 각지에 나가는 게 한국의 자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경제난과 관련, "새해를 맞이 했지만 금년 한해도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 국민은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합쳐 극복해 왔으며 어려움을 발전하는 계기로 만든 역사를 가져 왔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민족"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계가 어렵지만 세계 사람들은 우리의 역사를 보고 `당신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나라'로 평가한다"고 전한 뒤 "우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경제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희망을 믿고 단합된 모습으로 성공적으로 임무수행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남 고흥 나로도 우주센터장인 민경주 박사에 이어 백령도 해병 6여단 이영주 여단장(준장), 강원도 양구의 육군 21사단 GOP대대의 표창수 대대장(중령) 등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민 박사에게 지난 9월 방러 당시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방문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우리는 우주산업 분야에서 출발하는 시점이고 러시아는 앞서가고 있으니 배워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 사람들은 5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빠른 시일내에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군부대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잇단 군(軍) 사건.사고를 염두에 둔 듯 젊은 장병들의 안전과 복지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 장병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사기를 높여줘야 한다"면서 "적응을 못하는 장병들은 다른 곳에 근무하도록 하도록 하는 등 융통성 있게 운영해 장병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 경제가 어려워 젊은 장병들이 제대후 일자리를 걱정할텐데 지금 근무중인 장병들이 제대하는 2년 뒤에는 한국 경제가 좋아지는 시기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희망과 용기를 갖고 근무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화상 및 전화통화는 새해를 맞아 낙도와 오지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군장병과 국민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당초 어제 자정에 하려고 했으나 현지 관계자들을 번거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간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