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11월 광공업 생산이 전년동월대비 14.1% 감소해 1975년 광공업생산지수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직전 최저치는 외환위기 당시의 -13.9%(1998년 7월)였는데 그 때보다 생산 감소세가 더욱 심각하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증가율(-1.6%) 소비재 판매(-5.9%) 설비투자(-18%) 건설투자(-2%)를 비롯해 선행지표인 기계수주(-43.9%)와 건설수주(-35.4%) 등 산업활동동향에 포함된 지표가 전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간한 11월 산업활동동향 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한 지표만 가득 차 있다.
우선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4.1% 줄었다.전달에 비해서도(계절조정지수 기준) 10.7%나 감소했다.반도체 및 부품(-25.6%),핸드폰 등 영상음향통신(-23.8%),자동차(-16.2%) 등이 일제히 생산 부진을 보여 수출 차질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 제품 출하를 보면 수출용 출하가 -12.3%였고 내수용 출하도 -14.3%로 어느 쪽 할 것 없이 꽉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재고는 나날이 쌓여만 가고 있다.생산자제품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15.9% 늘었다.다만 생산 감소세가 두 달 연속 이어지면서 전월대비로는 되레 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재고출하순환은 완전히 ‘둔화/하강’ 쪽으로 넘어갔다.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8%로 전달보다 9%포인트 더 떨어졌다.

내수 부진 여파로 서비스업 부가가치 창출도 신통치 않았다.전년동월대비 1.6% 감소했다.부동산 및 임대업(-7.6%) 도소매업(-6.5%) 운수업(-5.7%) 등 경기 민감 업종이 주로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달에는 여기에 교육서비스업(-4%)이 포함돼 웬만해선 경기를 타지 않는 업종까지 불황의 그늘이 번져나가는 양상을 보였다.

소비재판매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9% 뒷걸음질했다.특히 내구재(승용차 가전 등) 준내구재(의류 직물 등) 비내구재(식품 등) 가릴 것 없이 전방위 소비 침체 양상을 보였다.
설비투자(-18%)와 건설투자(-2%)도 전달의 하락세를 이어갔다.선행지표들은 더욱 상황이 안좋아 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