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1일 현재 기업인 50여명이 무더기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감 증인은 해당 기관에 대한 감사 7일 전까지 신청할 수 있어 국감장에 불려나올 기업인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회가 기업 활동을 돕기는커녕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경제 활성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여야 간사 의원 간 협의를 갖고 모두 79명을 국감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키로 합의했다.

이 중 26명이 기업인들로 채워졌다. 정무위는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 '가격 담합 및 국내외 가격차이 문제''납품 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등을 따져묻는다는 명목으로 윤여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장,조남홍 기아자동차 사장 등 4개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증인으로 소환키로 했다. 기름값 답합을 추궁하겠다며 나완배 GS칼텍스 사장,김준호 SK에너지 CIC 사장 등 정유 4개사의 CEO들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는 또 '음료시장 덤핑 판매 및 소수 노동자에 대한 부당 행위' 등을 캐겠다는 이유로 김준영 해태음료 대표이사 등 3개 음료업체 CEO들을 증인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납품업자로부터 경쟁 백화점 매출 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점을 들어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이사 등 백화점 3사 CEO들도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는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키코(KIKO) 관련 피해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신한 하나 외환 한국씨티 SC제일 등 5개 시중 은행장을 증인대에 세우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선 이상휘 AIG생명 사장과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박종수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부르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금감원에 대한 국감에서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김영주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 등이 증인으로 결정됐다.

보건복지가족위에서는 멜라민이 들어간 중국산 수입식품과 관련해 윤영달 해태제과 사장,김상후 롯데제과 사장 등 식품업계 기업인 10명이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식경제위에서는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과 조봉현 한국플라스틱공업연합회 회장(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도상철 농수산홈쇼핑 사장(계약 불이행),허창기 신한은행 부행장(키코 피해),이종휘 우리은행장(호남지역 조선업체에 대한 대출)이 증인으로,윤용로 기업은행장(해외 진출 중소기업 대출)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이 밖에 김정중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조근식 현대아산 사장 등도 증인 및 참고인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인 외에도 법제사법위에서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이학수 고문,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신청된 상태며,농림수산식품위에선 김징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와 김홍국 하림 회장이 증인 후보 명단에 들어있다.

강동균/김유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