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30일 한국을 찾았다. 힐 차관보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방북할 예정"이라며 "검증 체계에 합의해 2단계(불능화 및 신고)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10월1일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방북,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난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방북을 수용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냐'는 질문에 "며칠 뒤면 그에 대해 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우리의 의무를 완료하고 싶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예전에도 이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북 중 영변 핵시설을 방문할 계획은 없으며 북측에 전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나 편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검증 원칙에 대해 북한을 설득할 방법을 사전 조율했다. 특히 그는 플루토늄 및 핵시설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문제도 검증 패키지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동을 마친 후 김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힐 차관보와 현재 진행 중인 검증 의정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북한이 검증 의정서에 빨리 합의해 미국이 조속한 시일 내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해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