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식 서열 1,2위인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홍 원내대표의 잇단 `연말 여권 대개편론' 주장에 박 대표가 "지금은 그런 걸 말할 시기가 아니다"고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대표.원내대표간 불협화음이 불거진 모양새다.

나아가 연말 여권 대개편론 자체가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 이슈라는 점에서 `공론화 시점'을 둘러싼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간 현재의 논쟁이 추후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일단 박 대표의 입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금은 초기의 문제가 정돈되고 조율된 정책들이 시행되는 단계로, 전쟁중에 장수를 바꾸는 것은 문제를 불러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며 "경제를 살리는데 있어 내각 개편만이 필수적인 방법이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당 고위 관계자도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밝혔고, 청와대 내에서도 현시점의 연말 개편 공론화에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나아가 일부 원내부대표들은 "벌써 개각 얘기가 나오면 정부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며 홍 원내대표에게 더 이상 연말 개편 언급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홍 원내대표의 연말 개편 언급이 그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대통령과의 교감'을 근거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동시에 홍 원내대표 스스로 내각은 국회의 통제를 받고, 그러한 국회의 중심에는 여당 원내대표가 서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여권 개편에 대한 모멘텀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 서열 1,2인자간 의제선점을 둘러싼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연말 여권 개편 문제를 둘러싼 두 사람의 의견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당 지도부 출범 직후 당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최고위원회의인지, 의원총회인지를 둘러싸고 정몽준 최고위원과 홍 원내대표가 벌였던 날선 논쟁은 사실상 원외인 박 대표의 위상과도 밀접히 연결돼 있다.

또한 박희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원내 사안'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국정원 개혁 문제,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문제 등을 홍 원내대표가 주도해온 점도 박 대표와의 관계를 불편케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박 대표 특보단은 당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홍 원내대표를 본격 견제해야 한다는 점을 박 대표에게 공식 건의한 상태다.

특보단은 홍 원내대표의 `독주'를 제어하고 박 대표 스스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와대와의 유기적 조율 및 당 의원들로부터의 과감한 의견 수렴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특보인 김용태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체포동의안 문제, 추가경정예산안 문제 등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 새로운 이슈를 내놓는 것 아니냐"며 "이는 결과적으로 당내 혼란, 당청간 엇박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박 대표가 의원들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는 동시에 청와대와의 교감을 확대, 최고위원회의의 권능을 확고히 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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