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불교 대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현 정부의 종교편향 논란으로 점화된 성난 불심(佛心)을 되돌리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불교계와 물밑 대화를 해왔으나 이도 벽에 부딪혀 거의 중단된 상태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나름대로 공을 들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불교계가 27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범불교대회를 강행키로 한 데 대해 허탈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서 "일단 냉각기를 갖고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청와대는 불심 되돌리기가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편향에 대한 입장 개진,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거듭된 사과 표명,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 편지 등에도 불교계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불교계와 접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설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며 "불교계의 불만이 사라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우선 공직자윤리법에 종교편향을 금지하는 윤리규정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별도 입법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종교간 대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불교문화재 유지보수 예산 확대, `10.27 법난' 특별법 제정을 통한 불교계 명예회복 등 대선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고, 사찰관련 시설 건립을 위한 그린벨트 완화, 템플스테이 지원확대 등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불교계 내 각 분파에 대해 분리대응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불교계의 강경 기류 배후에 의도적으로 불심을 자극, 불교계의 반 정부화를 형성하려는 세력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가 "불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범불교대회에 반대하는 응답이 60%를 넘고 있다"면서 "그동안 불거진 `실수들'을 고의로 왜곡해 확대 재생산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른 관계자는 불교계의 핵심요구인 수배자 면책에 대해 "정부가 제2의 출범을 하면서 내놓은 게 법.원칙 준수"라며 "사법적 판단은 법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불교계 사태에 대해 추가 언급을 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