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한중 3차정상회담 직후 개최되는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다.

외교 행사에 내빈의 일원으로 참석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측근들의 복당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10일 단독 회동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첫 대면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청와대행을 놓고, 이번 일을 계기로 대선 이후 사실상 긴장 관계를 이어온 이 대통령과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음만 먹는다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 없는 행사임에도, 박 전 대표가 청와대 초청을 거절하지 않은 것 자체가 그 동안 냉랭했던 양자 사이에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단 양측은 모두 "과도한 해석이고, 상황상 적절치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청와대측에선 "더 이상 회복될 관계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고, 박 전 대표측도 "언제 박 전 대표가 국정에 협조하지 않은 적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양측 모두 아직 감정의 앙금을 깨끗이 털어내지 못한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선은 이미 끝났고, 지금 한 사람은 대통령이고 한 사람은 차기주자인 상황인데 그런 구도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경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됐는데 그런 시각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친박 복당 문제가 다 해결됐고, 박 전 대표는 이미 당 회의에 나와서 발언도 하고 이미 관계는 다 정상화됐다"면서 "박 전 대표는 이미 국정에 협력하고 있고,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존중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한 친박 중진의원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는 이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특사로서도 면담했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라며 "청와대에서 요청이 왔는데 거절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조용히 있을 것이고, 청와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저쪽에서 요청을 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 문제고, 오늘 같은 경우는 대규모 연회에 참석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특별히 대화를 나누거나 할 가능성도 별로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펼쳐진 눈물겨운 인간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에서 승리의 드라마가 이제 일상 속에서 국민 모두가 승리하는 감동의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고 국민들을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금 국내외적인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렵다"면서 "그렇게 어렵고 위기에 처할수록, 거기에 굴하지 않고 딛고 일어나 끝내 이겨내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천안에서 열리는 의원 워크숍 참석 여부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김경희 기자 sims@yna.co.kr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