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 신임 주한 대사로 부임하는 캐슬린 스티븐스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선임고문에 대한 외교가의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지한파 외교관인 그의 부임으로 양국관계가 보다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신임 주한대사가 과거 대사들을 다 따져봐도 돋보일만큼 한국을 잘 이해하는 분이니 양국관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사람같은' 스티븐스 신임 대사의 성향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반미 정서'의 치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스 신임 대사는 한국말이 유창하고 김치담그는 법을 알 정도로 한식을 좋아하며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또 한국인과 결혼한 적이 있으며, 대학에 다니는 외아들도 한국인의 외모를 빼닮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외교관으로 발을 디디기 전인 1977년에 부여와 예산에서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활동하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현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가 탁월한 업무능력과는 별개로 `쇠고기 파동' 당시 "한국인들은 과학에 대해 더 배워야 한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한 당국자는 "스티븐스 대사는 아무래도 한국인의 정서를 잘 이해할테니 말실수로 필요없는 오해를 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방위비분담협상, 주한미군 지위변경,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한국의 국제무대 참여 확대 등 향후 예정된 민감한 한.미 현안 논의에서 최소한 소통의 문제라든가 정서적 문제에 대한 벽은 그만큼 적을 것이란 게 외교가의 기대다.

물론 자국의 이익이 걸린 외교문제에서는 냉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외교 당국자는 "다른 여느 외교관과 마찬가지로 스티븐스 신임 대사도 자국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