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질문에 `묵묵부답'..오후 대구행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5일 당.청간 엇박자로 논란을 빚은 대북특사 문제와 관련, "다 끝난 것인데, 이야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의원 연구모임 `대중문화&미디어 연구회' 창립 총회 참석에 앞서 대북특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박 전 대표는 당.청 엇박자와 관련한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잠시 침묵하다가 "당에 가서 물어보세요"라고만 했다.

구체적으로 본인이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대북특사 문제는 당이 일방적으로 앞서나가며 빚어진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데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 문제에 대해 박 전 대표에게 입장을 묻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면서 "당과 청와대가 혼선을 빚은 문제고, 사실 대통령에게 이유를 물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본인이 회원으로 있는 연구모임 창립 총회에서도 "회원이 축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인사말도 하지 않았다.

이 행사에는 전임 회장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김형오 국회의장도 참석했으나 박 전 대표와 간단한 인사 외에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대구시청과 대구시당간 지역 당정협의회 참석차 대구를 방문했다.

그가 대구를 방문하기는 18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26일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열린 `비슬산 참꽃제' 참석 이후 석 달만이다.

이날 협의회에는 홍사덕 의원을 비롯해 복당한 친박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협의회에서도 현안과 관련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고, 지역 현안만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지역 당정회의에서 "침체한 대구 경제를 살려야 되고, 시급한 현안들은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야기된 것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잘 안되면 어떤 점이 부족한 지, 정기적으로 모여 의논하고 더욱 조직적인 협의체가 돼서 차근차근 진행될 수 있게 준비를 해달라"며 시당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에게 별도 협의체 구성을 당부했다.

또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계신 자영업, 중소기업 하시는 분들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필수적이고, 테크노폴리스와 경제자유구역 조성, K2 공군기지 이전도 차질이 없도록 대구시와 정치권이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30일 처음 개최되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도 참석할 방침이어서, 친박 일괄 복당 이후 이번 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일상적인 당무 참여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대구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