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넘쳐서”…野 “모자라서”고민
여야가 의원들의 인력배치를 놓고 상반된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친박 복당 등으로 의원이 180석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상임위 구성을 놓고 지원자들의 경쟁이 치열한 반면 총선에서 반토막난 민주당은 당장 7개 특위활동과 긴급 현안질의에 투입할 의원을 찾는 것부터 걱정할 처지다.

한나라당에서는 상임위 배정을 놓고 벌써 이전투구 양상이다. 최근 당내 의원들로부터 희망상임위 신청을 받은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측근들에게조차 신청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만큼 알짜 상임위를 노리는 의원들과 상임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민 소속 의원들 간 쟁탈전이 심하다는 방증이다.

주 부대표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의원들이 몰린 상임위는 정보위(8명 정원 예상)로 무려 45명이 신청했고,그 다음으로는 국토해양위(15명 정원)가 43명이나 됐다.

영남 출신의 모의원은 국토해양위를 지원했다가 "지역 내 교육위 지망이 없다"는 주 부대표의 강권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상임위를 바꿔야 했다.

문광위원장 자리를 놓고 정병국 정진석 고흥길 심재철 의원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 있고,국해위원장은 송광호 조진형 윤두환 의원 간의 3파전 양상이다. 홍보기획본부장 자리는 발표 수 시간 전에 김충환 의원에서 친박계인 한선교 의원으로 교체되는 등 혼선을 겪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의원이 81명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당 지도부와 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의원이 25명인 상황에서 한·미 쇠고기협상 국정감사특위 등 6개 특위에 30명의 의원이 배치돼 있다. 독도특위도 6명 정도의 의원이 필요하다.

5일간 진행되는 긴급 현안질의에는 16명의 의원이 질문자로 나선다. 의원 한 명이 한 가지 역할만 맡는다고 가정해도 77명이 투입된다. 그렇다 보니 당 최고위원회에서 쇠고기재협상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국회법 개정 특위위원도 겸하면서 18일에는 현안질의자로 나섰다.

당내에서는 벼르던 쇠고기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인력난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50여명이 당직이나 특위를 맡고 있는 상황이라 화력을 집중하기 어려웠다"면서 "가능한한 사람 위주로 질문자를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