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여 만에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10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개막했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이번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 첫날에는 주요 의제 및 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이날 오후 열린 회담에서 미국과 우리 측은 북한이 지난달 26일 제출한 핵 신고서 내용에 대한 평가 및 향후 검증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측은 검증 체제의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측은 검증 체계 구축에 협조하면서도 100만t 상당의 중유 지원을 포함한 경제ㆍ에너지 지원이 핵 신고서 제출에 따른 상응조치로서 우선 구체화될 것을 요구했다.

회담에 앞서 숙소인 차이나월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회담이 시작됐지만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해 왔기 때문에 희망섞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석대표 회담을 앞두고 한국 미국 북한 중국 등 4개국이 활발한 양자 접촉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해 일부 의견 접근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결과에 대한 낙관론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회담에 앞서 차이나월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체제 및 경제ㆍ에너지 지원에 관해 이번 가을까지 명문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이번 가을까지 북핵 프로그램 검증과 함께 경제ㆍ에너지 지원 등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 깜짝 놀랄 만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검증체제에 대해 기본적인 원칙들을 논의했으며 세부사항에 있어서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