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서 숨진 미군의 유해는 현재까지 490여구가 발견됐고 그 중 신원이 확인된 것은 85구라고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담당국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리어 실장은 이날 6.25전쟁 58주년을 맞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군 유해 발굴사업과 관련해 "우리는 유해 발굴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것은 군인들과 그 가족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라며 이 같이 말했다.

RFA는 미 국방부측의 발언을 인용, 남북한과 중국 등에서 발견된 '6.25전쟁 미군 전사자'의 유해 중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85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 실종자가 8천7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은 1990부터 94년까지 일방적으로 미군 유해 208구를 미국측에 보냈고 그 중 2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어 미국은 1996년부터 북한에 유해발굴단을 33번 파견해 미군 유해 229구를 발견했고 이 중 51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미국은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격전지에 아직 수천여 구의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북.미 간 유해 발굴작업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2005년 5월 이후 중단됐다.

작년 평양을 방문한 빌 리처드슨(민주당) 뉴멕시코 주지사가 귀환할 때 가져온 유해 6구 중 하나인 육군 출신 아킨스 병장의 유해는 26일 워싱턴의 알링턴국립묘지에 묻힌다고 RFA는 전했다.

남한의 경우 미국은 1982년 이후 미군 유해 35구를 발견해 이 중 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그리어 실장은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중동 전쟁 그리고 냉전시대 때 희생된 미군의 유해를 모두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찾는 작업에 전문가 600여명과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의회는 경제가 어려워도 유해 발굴작업의 예산만큼은 손대지 않는다고 RFA는 덧붙였다.

한편 그리어 실장은 "우리는 북한이 유해 발굴사업을 재개하기를 바란다"며 "아직 북한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유해발굴단의 안전이 사업 재개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멜린다 쿠크 전쟁포로.실종자담당국장도 지난 20일 6.25전쟁 미군 전사자.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연 비공개설명회에서 "북한이 미국 유해발굴단의 안전한 작업환경을 보장할 준비를 해줘야 발굴이 재개될 것"이라며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발굴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