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당선자 복당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이 해빙무드를 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일괄복당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강재섭 대표의 최근 입장 선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한층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1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원회의의 선별 복당론에 대해 "복당을 받는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해주면 좋겠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문제는 결론이 안 난 단계인 데다 당헌ㆍ당규도 있으니까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는 얼마든지 선별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 대표가 7월 전당대회 이전 복당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과 관련,"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출국일인 지난 11일만 해도 "5월 말까지는 가부간 결정이 나야 된다.

그래야 나도 결정할 것 아니냐"면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 등의 중대 결심을 할 듯한 뉘앙스로 강하게 압박하던 어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도 "박 전 대표가 호주와 뉴질랜드 방문 기간에 달라진 국내 상황에 대해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분위기는 상당히 누그러지고 요구는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박 전 대표가 다시 공을 당쪽으로 넘긴 만큼 복당 문제는 19일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강 대표 간 정례회동을 통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낸 이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도 강 대표에게 더욱 전향적인 양보를 요청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박희태 당 대표 후보가 내놓은 순차 복당론이 절충안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선별이냐,일괄이냐를 놓고 소모전을 벌이기보다 1차로 많은 친박 인사들을 복당시킨 뒤 적당한 시기를 봐서 2차 복당시키는 방안에 힘이 실린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