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은 12일 청와대가 뒤늦게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회동에서 당 대표직을 제안했었다고 밝힌 데 대해 "뒤늦게 왜 다른 이야기를 하느냐"며 비판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가 10일 회동 직후 직접 브리핑을 갖고 당직 제안이 있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확언한 상황에서, 이틀이나 지나 `사실상 당대표직을 제안했다'며 박 전 대표 발언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
또 박 전 대표가 회동 전날 이미 당 대표직 제안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당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며 거절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면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들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박 전대표가 브리핑을 맡기고 `프리 핸드'를 부여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선 것도 "책임 떠넘기기에 갈등만 증폭시키는 것"이라는 반발도 거셌다.

한 측근은 "복당과 관련해선 당정분리라며 당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더니, 당원이 선출하는 당 대표직을 대통령이 지명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언어 도단이고 진정성이 없는 행동이다.

지난번에 총리직을 제안할 때에도 이런 식이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다른 측근 의원은 "끝나고 나서 말이 이렇게 다르면 어떻게 하느냐. 알아서 하라고 해 놓고 이제와서 서로 책임 떠넘기 식의 언쟁이 자꾸 오가면 곤란하다"면서 "회동 결과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안좋으니 청와대가 치졸하게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측근은 "당이 공멸의 길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쩌려고 이러는 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식이면 둘이 다시 만나는 것은 물건너 간 것이고 박 전 대표가 귀국 후 어떻게 할 지만 남아있는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